2014년 1월 4일 토요일

[Book Review]한중일 공동 역사 교과서: 미래를 여는 역사



지난 2013년 11월, 
한국 박근혜 대통령은 국립 외교원을 찾은 자리에서 
한중일 공동 역사 교과서를 만들자고 제의한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2005년에 한중일의 시민단체와 학자들 사이에서
공동 집필된 역사교과서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 있는 세 책입니다. 





한국에서는 '미래를 여는 역사' 
일본에서도 '未来をひらく歴史'
중국에서는 '東亞三國的近現代史'
라는 이름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저자는 '한중일 3국 공동역사 편찬 위원회'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적으로는 '아시아평와와역사교육연대'라는 단체에서 주도하여 제작된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 : http://www.ilovehistory.or.kr)

3개국의 학자, 교사, 시민활동가가 모여 
4년 간 공동 작업을 하여 이루어낸 성과라고 합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책을 펴내며 
● 서장 : 개항 이전의 삼국 
- 제1절 삼국의 상호 관계 
- 제2절 삼국의 국내 상황 
● 제1장 : 개항과 근대화 
- 제1절 서양 열강의 압력과 삼국의 대응 
- 제2절 동아시아를 휩쓴 전쟁 
- 제3절 삼국의 개혁 운동 
- 제4절 삼국 민중의 생활과 문화 
● 제2장 : 일본 제국주의의 확장과 한ㆍ중 양국의 저항 
- 제1절 제1차 세계 대전 전후의 삼국 관계 
- 제2절 일본의 한국 지배 강화 
- 제3절 민족 운동과 사회 운동 
- 제4절 사회와 문화의 변화 
● 제3장 : 침략 전쟁과 민중의 피해 
- 제1절 일본의 중국 동북 지역 침략 
- 제2절 일본의 침략 전쟁 
- 제3절 중국 민중에 대한 일본군의 잔학 행위 
- 제4절 한국의 전쟁 기지화와 민중의 피해 
- 제5절 일본 민중의 가해와 피해 
- 제6절 일본의 침략 전쟁 패배 
● 제4장 : 제2차 세계 대전 후의 동아시아 
- 제1절 삼국의 새로운 출발 
- 제2절 일본의 과거 청산이 남긴 문제 
- 제3절 동아시아 냉전과 국교 정상화 
● 종장 : 동아시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하여 
● 한중일 및 세계 근현대사 연표 
● 편집 후기

(네이버 책 소개 :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61221)



대체적으로 근현대사가 중심이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한국인으로서 이 책을 읽은 소감은 이렇습니다.

일제의 무력통치와 식민지 수탈, 항일 운동, 학살이나 위안부 강제동원 같은 전쟁 범죄 등은

기존 교과서에서 많이 다루었던 것이므로

여기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 

근현대사 위주의 역사교과서라 처음엔 좀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한중일 삼국의 본류는 근현대라고 보아야 합니다.

전근대로 가면 또 다른 세계질서이기 때문에 

근현대사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서술한 것은 올바른 구성이라고 생각됩니다.   



2. 

조선의 무력함에 대한 한탄.

한국인은 보통 근현대에 대해서 배울 때, 

일본의 침략과 그에 대한 항거 위주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세계사를 보면 

동양에 대한 서양 열강의 침투
(1842년 청-영 아편전쟁 및 난징조약, 1853년 일본 개항, 19세기 말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동양'이라고는 하지만, 당시의 '동양'은 중국적 세계질서를 가리킵니다. 

일본의 빠른 근대화(1868년 메이지 유신, 1871년 이와쿠라 사절단 유럽 순방)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침략과 그에 대한 항거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역사 교과서는 

아직도 일본을 '왜놈'으로 보는 시각에 기초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9세기의 일본은 조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청) 역시 1870년대부터 유학생을 파견하기 시작했고 

이 중 대다수는 일본으로의 유학생이었습니다. 

중국 근현대사를 이끌었던 

루쉰, 천두슈, 리다자오, 저우언라이, 장제스 등이 일본 유학생 출신이었다는 것은 

당시 세계의 흐름이 그 이전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에서 

서구 중심의 질서로 흐르고 있었던 것을 반증합니다. 

과연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조선의 지식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조선의 식민지화는 조선 지식인들과 지배층의 무능에서 기인하는 바도 

매우 컸다고 생각됩니다. 




3. 

일본 내부에서의 다양한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도 프랑스와 같이 군주제를 폐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자는 

자유민권 운동이 있었으며 (1879년 우에키 에모리 '민권자유론'이 대표적)



이와쿠라 사절단의 일원으로서 프랑스에서 유학을 했던 일본의 사상가 

나카에 조민의 저서 <삼취인경륜문답(三醉人經綸問答)>(1887)에도 드러나듯  

당시 일본의 지식인은 '자유민권'과 '비무장' vs '중국 침략' '군비확충'이라는 

두 갈래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유민권 운동이 정부에 의해 진압당하며(오사카 사건)

일본이 본격적인 천황제 군국주의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사정은 
(1889년 대일본 제국헌법 공표)

이 교과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세계2차대전에 따라 전시총동원 체제가 진행되면서

일본 국민의 자유 역시 박탈당하고 전쟁을 위한 삶이 강요되면서 

계속되는 가난과 폭격, 징발, 징병에 시달리는 일본인들의 생활이 

다뤄져 있으며 이에 따른 일본 내 반전 운동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4.


오랫 동안 한국은 근현대사 교육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왔기 때문에 

한국 국민의 대다수는 청일전쟁 이후의 중국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조선이 을사조약이라는 왕을 비롯한 몇 명 대신의 동의로 

일본의 식민지로 편입된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의 경우, 신해혁명(1912)으로 인해 중화민국이 성립하고 청 왕조는 붕괴되었습니다. 

중화민국은 동양 최초의 민주 공화제 국가라는 점에서 대단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른 시기에 식민지가 된 조선은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할 모든 기회를 잃어버렸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1차세계대전 연합국에 참가하고

이후 본토에 침략한 일본군과 맞서 일제의 패망까지 항일 전쟁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자세히 서술되어 있지 않지만,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성공 뒤에 가장 먼저 공산당이 창설(1921)된 중국이

조선이나 일본의 사회주의에 미친 영향도 매우 클 것 같습니다. 



5.

다양한 자료 제시.

독일, 프랑스, 미국, 캐나다의 전후 보상에 대해서 다루고 있어서 

일본의 경우와 비교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 

한자 문화권이라는 한중일의 글자가 

어떻게 현재와 같이 되었는지에 대한 가장 체계적인 설명도 보게 되었습니다. 

모두 정식 한문을 사용하다가 19세기 말부터 점차 각자의 표기법을 구축하게 되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6.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


<만몽 개척단의 비극>

일본에 의해 만주로 이주한 일본 소년들(만몽개척단) 약 3천여명이 

일제 패망 후 중국에 그대로 남아 중국인들에 의해 양육되었다는 사실 


<우키시마 호 사건> 
일제 패망 후, 일본에서 부역하던 조선인들이 배를 타고 
일본 아오모리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중
배가 갑자기 폭발하여 침몰한 사건


<일본군 반전 동맹>

중국에서 사로잡힌 일본군 포로 중 일부가

일본 제국주의 실상에 각성하여 

벌인 반전 운동


<우에하라 료지의 유서>

태평양 전쟁 말기에 가미가제로서 선발된 특공대에는

대학생 출신의 학도병이 다수였다고 하는데 

그 중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라고 칭한 우에하라 료지는 유서에서 

일본의 파시즘을 비판하고 있음 



<오키나와 전투>

1879년 일본은 류큐 왕국은 편입하여 '오키나와현'으로 만든 이후,

태평양 전쟁의 최후의 보루가 되었음.

1945년 일본 본토에 대한 미국의 공습을 막기 위해 

일본군이 오키나와에서 미국을 상대로 지구전을 벌이면서 

오키나와 주민의 4분의 1이 사망하였고

이 처절한 전투에는 일본군 외에 조선인과 대만인도 포함되어 있음



굳이 세계사 책으로 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사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책으로 생각되고, 

특히 균형있는 역사 인식을 얻기 위한 좋은 책이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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