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한 전쟁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여 각국의 비난을 받고 있다.
대체 야스쿠니 신사가 뭐기에 이토록 질타를 받는 것일까.
이쯤에서 지난 2009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에서 있었던 한 소동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한다.
8월 15일은 한국인에게 해방을 얻은 광복절로 기념되지만,
일본인에게는 종전(終戰), 즉 패전(敗戰) 기념일이기도 하므로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해마다 우익계열의 큰 행사가 열린다.
일단 문제가 되었던 소동에 대한 영상을 감상하길 바란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자막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번역은 영상 편집자에 의거한 것이므로 직역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음)
한국어 자막
中國語 字幕/ English subtitle
나는 이 영상을 중국 CCTV에서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방문과 관련한 뉴스를 보도하는 중에 접하게 되었다.
맨 먼저 이 서양인의 일본어 실력에 놀랐고,
일본의 식민지배와 전혀 관계 없는 서양 사람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야스쿠니 신사의 우익 행사에 직접 찾아가서
반대되는 의견을 말한 그 용기에 두 번 놀랐다.
대체 이 사람은 누구인가.
일단 영상에 등장하는 일본인은 田母神 俊雄(다모가미 도시오)란 사람이며,
前 항공막료장(우리로 치면, 공군참모총장)으로서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가해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책을 펴내 물의를 빚어 사퇴한 사람이다.
소동이 있었던 2009년 8월 15일은 야스쿠니신사에서 종전 64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었고
다모가미 도시오는 일본 사쿠라 TV와 인터뷰 중이었다.
일단 위의 영상만 보면,
다모가미 도시오의 연설의 전체 문맥이 드러나지 않아
편집으로 인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도 생각되기 때문에
그가 문제의 서양인으로부터 질문을 받기 이전 그의 인터뷰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영상을 아래 첨부한다.
필자의 일본어 실력이 출중하지 않아 그가 한 말의 전부를 그대로 옮길 수는 없으나
그는 현재 일본의 평화와 번영은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영령들의 덕택이라고 생각하며
일본이 전쟁에 나선 것은 서양 국가가 동양을 식민지로 삼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인종 평등의 세계를 위해 분연히 발벗고 일어났기 때문이며,
전쟁을 일으켰다기 보다는 점점 전쟁 속으로 빠져들어갔던 것이라고 하여 적극적 의도를 불식하고 있다.
그러면서 야스쿠니를 일본인의 마음의 고향이라면서 감격하고 있으며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이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바로 그 때, 저 서양인이 '만약 이런 말을 독일에서 한다면, 헌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한다.
이에 대해서 주변의 우익 인사들은 '대체 무슨 소리냐' '여기는 일본이지 독일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매우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물론,
여기는 일본이다.
독일과 일본은 모두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국가이자, 패전국이다.
독일은 나치와, 일본은 천황제와 결부된 민족우월주의+파쇼즘으로 나아갔다.
이들은 주변 국가와 인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
그러나 이들의 전후처리와 과거사 반성의 정도는 매우 달랐다.
그 서양인이 말한 '독일 헌법'이란 소위 '본(Bonn) 기본법'이라 불리는 독일의 전후 헌법으로,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뒤 영국, 미국, 프랑스, 소련 등 승전국들에 의해서 제정되었다.
일본의 경우에도 패전 후 '평화헌법'이라고 불리는 새 헌법이 연합군에 의해서 제정되게 된다.
하지만 전쟁 책임의 가장 꼭대기에 있었던 천황제가 폐지되지 않고
상징적이나마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독일 총리가 희생당한 유대인 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했던 것은
독일인들이 특별히 양심적이었던 것이 결코 아니라
여러가지 국제 정세, 힘의 역학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지금까지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 중에 일어난 학살, 강간, 납치, 강제 노역 등에 대해서 적극적인 참회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배상을 받아야 할 나라들인 주변 아시아 국가들이 지금까지 매우 미미한 존재였고
전후 일본의 재구성에 있어 실질적인 주도권은 미국이 홀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한 서양인의 일갈은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할 지 말해 주고 있다
이 영상에 찍힌 서양인은 제보에 의하면 일본에서 목조업자로 일하고 있는 캐나다인 Pierre Pariseau씨라고 하며, 그는 이 소동으로 인해 일본 경찰에 연행되어 2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결국에는 야스쿠니 신사, 다모가미 도시오, 채널 사쿠라에 보내는 사죄문을 쓰고 풀려났다고 한다.
물론 예절을 중시하는 일본 문화에
갑자기 불청객으로 나타난 서양인의 행동이 매우 무례하고 공격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것을 두고 사쿠라 TV에서는 '8.15 피에르 파리조 소동의 전말'(http://www.youtube.com/watch?v=YO4DEOhkWYw)이라고 하여
이 캐나다인을 '変な
사실 이 소동은,
같은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도 너무나 다른 태도를 보여주는 독일과 일본의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 주는 일대 사건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일본 제국주의의 가장 큰 피해자였던 한국, 북한, 중국은 대체로 일본의 큰 도발이 없는 이상 과거사 문제에 늘상 침묵해왔다.
그것은 그 동안 이들이(북한은 예외) 경제개발에 주력하느라 일본의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에 과거사 문제에만 매달릴 수 없었던 탓이 크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한국과 중국은 이제 일본이 위기심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까지 성장했다.
아직 우리의 2차 세계대전은 끝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참고>
Canadian confronts right-wingers at Yasukuni
http://www.japanprobe.com/2009/08/23/canadian-confronts-right-wingers-at-yasukuni/
Canadian Pierre Pariseau causes melee at Yasukuni Shrine
http://www.jref.com/forum/serious-discussions-188/canadian-pierre-pariseau-causes-melee-yasukuni-shrine-52589/#.UsGkkZ2wfs0
야스쿠니 신사(네이버 지식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386634&cid=104&categoryId=104
독일헌법(두산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83607&cid=200000000&categoryId=200002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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